🌿 나의 일상 & 생각

내성적인 엄마인 나..

Dreamlike486 2025. 4.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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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용히 생각해본다

나는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 모임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아이 친구 엄마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없고,
서로 안부를 묻거나, 따로 약속을 잡아본 적도 없다.

처음에는 조금 불안했다.
아이한테 좋은 기회를 놓치게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조용한 성격이라 아이가 외로워지는 건 아닐까,
괜히 마음 한켠에 조용한 죄책감 같은 게 남아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마음이 편해졌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아이가 그 안에서 스스로 친구들을 만나고,
어울리고,
말도 점점 늘어가는 걸 보게 됐다.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누가 끼워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관계를 맺어가고 있었다.

어색함도 배우고,
거절당하는 것도 겪고,
서툴게 화해하는 법도 배우면서.

나는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느끼게 됐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든다.

아이에게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생긴다면,
주말에 따로 만나서 놀게 해주고 싶다.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와 오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분명히 좋은 기억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런 인연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는다면,
억지로 만들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젠 마음속으로 조용히 정리하고 있다.

아이 인생은
아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니까.

나는 그저,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면 된다.


나는 엄마 모임은 가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세상과 단절되어 지내는 건 아니다.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키즈카페에도 가고,
놀이터에도 가고,
박람회나 행사장 구경도 가곤 한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도,
아이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지,
낯선 공간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
아이 스스로 몸으로 배워나간다.

나는 그냥,
그 곁을 조용히 지켜본다.

필요하면 손을 잡아주고,
괜찮으면 한 걸음 물러서서 아이를 바라본다.

 


세상은 빠르고,
사람들은 북적이고,
어쩌면 남들과 비교하면
우리 둘의 세계는 너무 조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용한 만큼
섬세하고,
천천히 쌓이는 믿음이 있다.

크게 웃고 떠드는 대신,
눈빛으로 안심을 주고,
짧은 손길로 따뜻함을 건넨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아이와 하루하루를 쌓아가고 있다.


요즘 문득 깨닫는다.

엄마로서 내 방식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아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조용히 아이를 바라봐주고,
작은 일에도 진심을 다해주고,
무리하지 않고 함께 걸어주는 것.

그걸로도
아이에게는 충분할지 모른다.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남들처럼 엄마 모임을 가지지 않고,
친구 엄마들과 연락하는 일도 없지만

우리 둘만의 작은 세계 안에서,
충분히 많은 사랑과 성장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그래서 괜찮다고.
지금 이 모습도,
충분히 괜찮다고.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모자라 보일 수도 있다.

활발하지도 않고,
인맥도 넓지 않고,
화려한 경험도 없으니까.

그렇지만 우리 둘은
조용한 방식대로,
단단하게 하루하루를 쌓아가고 있다.

소란스럽지 않지만
충분히 따뜻한 세계.

그게 지금 우리 모습이다.

오늘도 그렇게,
조용히 하루를 잘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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