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이런 날은 괜히 마음도 눅눅해지고, 평소보다 조금 더 멍한 상태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금요일이라 기분이 좋았다.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집안일 하고, 이런저런 일 처리하다 보니 어느새 하원 시간. 우산을 들고 평소처럼 아이를 데리러 갔다. 비가 와서 그런지 유치원 앞 놀이터엔 평소에 있던 아이들이나 어르신들, 보호자들 하나도 없었다. 조용한 놀이터, 벤치에 아이랑 나란히 앉아있는데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멀리서 어떤 남자가 빠르게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겠거니, 곧 방향을 틀겠지 했는데… 그 사람이 정말 우리 바로 앞을 스치듯 지나가는 거다.한 발자국도 안되는 거리라고 느껴질 정도로 정말 가까웠다. 그 남자가 빠른걸음으로 우리..